47개월 베이비의 유치원 적응기
어린이집에서도 무난하게 잘 생활 했으니까.
새로운 기관이라고 해도 잘 적응하지 않을까 생각했다.
회사 일이 바빠서 사실 마음으론 빨리 적응해주기 바랐는지도 모르겠다.
아직 어린 둘째와 달리 손 갈 일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, 나의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.
아침 등원을 울면서 하고, 도착해서도 내내 운다는 연락을 받았다.
어린이집과 다른 교육 환경이다 보니, 선생님들의 케어에도 적정 선이 있고 그러다 보니 더 쉽지 않다.
그저 아이가 이 시간을 잘 견디며 이겨내 주길 기다려 주는 것 외에 할수 있는 일이 없다.
요 며칠은 잠자리에서 소변 실수를 한다. 새벽에도 곧잘 가려오던 아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.
도대체 어디서 잘못 된걸까 말 그대로 멘붕의 연속.
하지만 아이 앞에선 의연하게 행동했다. 소변은 화장실에서 해결 해야 하고, 노는 게 재밌어도 화장실은 미리미리 꼭 가야 한다고.
실수 할 수 있지만 조심하자고 말하곤 아이를 안아줬다.
이토록 차분하게 말하고 있지만, 사실 괜찮지가 않다.
아이가 왜 이토록 불안해 하는지, 아이의 마음 속에 어떤 마음에 들어 앉아 있는지 쏙하고 들어가 살펴 보고 싶다.
그리고 뭔가 해결해줘야 할 문제가 있다면, 척척 나서서 해결 해주고 싶다.
하지만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. 아이의 삶을 존중하고 기다려 줘야 할 때.
그 때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. 익숙했던 친구들과 떨어져 홀로 가게 된 새 유치원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것도.
그들 사이에 공기를 읽고 자신을 표현하고 그곳에 소속되는 일도, 이제 아이의 일이 되었다.
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응원하는 것. 묵묵히 기다려 주는 것. 사실 가장 못하는 일을 하려니 몸도 마음도 아프다.
이 시간이 조금은 짧게 지나가길. 늘 그랬던 것 처럼 다시 해맑게 웃으며 오늘 어떤 일들이 즐거웠는지 쫑알쫑알 읊어주는 나의 아기가 되어주길.
엄마되는 일, 참 어렵네.